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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으로 물든 설악산 주전골, 깊은 단풍의 정취
가을이 무르익은 10월 말경, 머리도 식힐겸 정말 오래간만에 단풍으로 유명한 설악산 주전골 계곡에 다녀왔다.
어느덧, 가을은 깊어질 대로 깊어져 이미 입동이 지났지만, 그날의 단풍 정취를 기록하고자 포스팅을 남겨본다.
남설악의 단풍은 10월 말경 시작하여, 11월 초에 절정이라고 한다.
대부분 양양 고속도로를 타고 와 오색약수터에서 진입하는 편이지만, 나는 인제에서 한계령을 통과하여 용소폭포 주차장에서 오색으로 내려가는 코스를 좋아한다.
보시다시피, 굽이굽이 올라가며 펼쳐지는 한계령의 단풍 절경 또한 무척이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한계령 진입 전 나오는 십이선녀탕과, 중간쯤 올라가면 나오는 대승폭포, 한계령 휴게소에서 내려 바라보는 설악산 골짜기와 봉우리들의 뷰도 장관이다. 휴게소 아래쪽 필례로 들어가는 도로로 빠지면 대표적 단풍명소인 은비령 부근까지 차량으로 한 번에 구경 가능하다.
지난번 포스팅 했던 옥녀탕 계곡, 옥녀교 부근의 골짜기들도 매우 아름답다.
이름 모를 골짜기지만 그 찬란한 풍경에 압도당하여, 도중에 비탈길로 내려가 감상을 시작했다.
골짜기의 널찍한 바위 하나에 앉아 따뜻한 가을 햇살을 느껴본다. 가을 햇살이 내려앉은 계곡의 윤슬이 아름답다.
바닥이 다 보일정도로 투명한 에메랄드 빛 계곡물에 매료되어 한참을 넋 놓고 감상하다 올라왔다. 벌써부터, 치유되는 느낌.
이윽고,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했다. 한계령 휴게소는 대청봉을 오르는 최단코스 등산로가 있어 항상 붐비는 편이다. 해돋이 명소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이 날은 평일 아침이라 제법 한산했으나, 단풍 절정기 주말 방문 시 주차도 어렵다.
통나무 산장같은 고즈넉한 휴게소 내부엔, 대청봉 등산 후 식사를 즐기는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다. 자리가 없어 굽이굽이 펼쳐진 한계령 골짜기들의 비경만 감상하고 서둘러 내려왔다.
휴게소에서 용소폭포로 내려가는 길 도중에 오른쪽 도로로 빠지면, 이후에 포스팅할 필례 은비령 고개가 나오는데 그곳 또한 단풍명소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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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소폭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등산로로 내려가면 머지않아 용소폭포 코스의 백미인 용소폭포의 비경이 금새 눈앞에 펼쳐진다.
남설악 주전골 계곡의 용소폭포 코스는, 2km 정도의 제법 완만한 등산로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남설악의 정취를 감상할 수 있는 코스로 인기가 많다.
이렇게 단풍이 무르익은 완연한 가을에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항상 타이밍을 놓치거나, 수많은 등산객들로 인한 교통체증이 두려워 이 시기에 방문하지 못했었는데, 감격이다. 평일이라 가능했던 것 같다.
황금빛으로 물든 단풍잎들 사이로, 빼꼼히 고개를 내민 용소폭포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비루한 핸드폰 카메라이지만, 용소폭포의 비경을 광각으로도 담아 본다.
구름 한 점없는 새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더욱 빛을 발한다.
단풍 절정 시기에는, 대포 카메라족들과 사진작가 분들도 촬영을 위해 많이 방문하시는 것 같다.
위 쪽으로 올라가 좀 더 자세히 감상해본다.
오랜만의 방문이지만, 여전히 쉬지 않고 콸콸콸 웅장하게 쏟아지는 폭포수의 위엄이 반갑다.
투명한 폭포수 아래에는 마치 숲을 수호하는 정령이라도 기거하고 있을 법한 신비로움이 서려있다.
수려한 용소폭포를 지나 (용의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아래로 걸음을 옮기면, 이러한 출렁다리 하나가 등장한다.
주전골 계곡의, 또 다른 포토스팟이다.
웅장한 남설악의 골짜기들 사이로 울긋불긋 흩날리는 단풍잎들이 포근히 다리를 감싸 안으며, 장관을 이룬다.
너도나도 소녀같이 깔깔대며, 아름다운 가을날의 풍경과 소중한 추억들을 사진에 담고 있다.
용소폭포 삼거리에 다다르면, 무려 7년여 만에 개방되었다는 흘림골 입구가 등장한다. 다만 예약제로 운영되어 방문하지는 못했다.
삼거리를 지나면 금강문이라는 커다란 사람 인(人) 자 모양의 바위가 등장하는데, 이 바위틈 사이로 지나가며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이색적인 경험이다.
마치 한 폭의 산수화 같은 남설악의 절경.
특히, 선녀탕 인근의 골짜기가 매우 아름답다.
이곳에서 싸온 과일들을 나눠 먹으며 조금 쉬어가기로 한다.
이미 선녀탕의 절경은 많이 담아두었으니, 오늘은 셔터를 내려놓고 흐르는 물소리와 물아일체 되어 오롯이 휴식에 집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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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이 약간 밀렸지만, 오후에 방문하기로 한 권금성에 오르기 위해 오색 약수터까지 내려가지 않고 선녀탕에서 회귀하여 다시 용소폭포 주차장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올라가며 다시금 되짚어보는, 주전골 계곡의 비경들.
또다시 용소폭포 출렁다리를 지나, 남설악 가을의 정취를 더욱 깊이 들이마셔 본다.
고운 빛깔 단풍잎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두 눈에 꾹꾹 눌러 담아본다.
소녀같이 신이 나신 어머니의 모습도, 함께 담아본다.
남설악 주전골 계곡의 용소폭포 코스는, 단풍절정 시기에 오색약수터로 진입할 시 상당한 교통체증과 주차난이 있으므로,
용소폭포 주차장에서 진입하여 오색약수터 쪽으로 내려가는 것을 추천한다. 등산을 즐기고 오색약수터의 산채 식당촌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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